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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목사 | 북극권 땅끝에서 (1)


땅끝이라 믿어지는 곳에는 산들이 가로 막았고, 산 속에 들어가 보니 산 넘어 산이 나온다. 
또 산을 넘으로 들녘이 펼쳐지고 들을 지나면 어김없이 바다가 나온다. 
평지에서 우뚝 솟아 오른 산을 바라 보면 신비감과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저 산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산 위에서 바라보는 이 땅의 풍경은 어떠할까? 산이 가까울수록 작은 구릉이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마침내 계곡이 나타난다. 정작 산 속에 깊이 들어 오면 멀리 보던 산맥의 중앙에 와 있음을 쉽게 느끼지 못한다. 높게만 보이던 봉우리가 먼말치 아래로 내려다 보이면 내가 산 정상에 와 있다는 것을 인식한 뒤에야 나는 깊은 산속에 들어 와 있음을 느낀다. 이 땅의 많은 곳들이 드넓은 평지를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지평선의 경계는 저멀리 산들이 도맡고 있다. 많은 전도자들이 들녘을 지나 산을 넘어 복음을 증거했다.
지평선이 끝나는 곳을 달려가면 수평선이 보이는 바닷가를 만난다. 저 멀리 끝도 없는 파도가 넘실거리면 우리의 시선은 이내 상념의 바다로 이끈다. 저 바다 건너편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가 저 바다 건너편에는 있겠건만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불과 19세기 말까지도 전도자들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복음을 증거했다. 미지의 세계를 육로로는 갈 수 없었다. 아메리카 대륙을 필두로,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와 아시아 많은 나라들이 바다 건너 온 선교사들을 맞이햇다.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은 예외없이 섬들을 다니며 전도했고 인천 제물포를 통해 대부분으로 들어 왔다. 한국의 항구들은 선교사들이 들어오는 통로였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도 예외가 아니다.
하늘에서 저 멀리 산과 들과 도시와 바다를 바라본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본격적인 항공시대가 열렸다. 반나절이나 길어도 하루만에 지구촌 곳곳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하늘에서는 둥글둥글한 지구를 다닐 수 있기에 땅끝이 없어졌다. 어디를 가든, 사람이 사는 곳에, 공항만 있다면 다니지 못할 곳이 없다.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면(물론 일반인이 갈 수 있지만) 지구상 모든 나라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전도자들이 가는 길엔 땅도 길을 내어주고, 산도 철길을 내어주고, 바다도 물길을 내어주고, 이제는 하늘길마저 내어주었다.
인도차이나 선교대회를 위해 보스톤을 떠나던 10월 13일로부터 54일이 지났다. 모두 세어 보니 56개 도시를 다녀왔고, 모두 26개국을 방문했다. 항공거리는 46,350 km를 날았고, 땅을 달린 거리는 6, 951km이며 모두 53,301km를 다녀왔다. 뉴욕과 서울 거리가 11,046km이기에 이 거리를 다섯번을 다닌 셈이다. 지구 둘레가 40,075km이니 지구를 한바퀴 돌고도 3분의 1을 더 간 거리이다. 고속도로 주행거리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이 431.5km이다. 지금 다닌 거리가 서울 부산을 모두 123번이 더 되는 거리를 다녔다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육로로만 해도 16번 이상 다닌 거리이다. 불과 54일만에 말이다.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되었던 선교의 역사가 팔레스타인으로, 소아시아로, 유럽으로, 북아프리카로,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로 점점 전파되었다. 그 복음 전파의 현장을 다녀왔다. 그리고 야만족이라 믿어졌던 유럽의 게르만 계열과 슬라브 민족들이 기독교화되었고, 경교(네스토리안)를 통해서는 이란으로부터 중앙 아시아와 극동의 한국까지 복음이 전파되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교의 역사가 있기까지는 바다는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해상 대국이던 스페인과 포루투갈이 앞장서서 세계 식민지화의 길을 나서고 식민지 제국 건설에 기독교(천주교회)는 주구 노릇을 했다. 뒤늦게 세계 선교에 뛰어 들어 해안선 선교, 내지 선교, 미전도 종족 선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줄기차게 땅끝까지, 지구촌 구석 구석까지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달려 왔다.
그리고 달리던 길 멈추어 서서 바라보니 지구촌에 땅 끝이 어디인지 모호하다. 땅끝이라 믿어지는 곳에는 산들이 가로 막았고, 산 속에 들어가 보니 산 넘어 산이 나온다. 또 산을 넘으로 들녘이 펼쳐지고 들을 지나면 어김없이 바다가 나온다. 바다 끝에는 섬들이 맞이해 주건만 여전히 땅끝이 아니다. 바다 건너면 대륙에는 안데스 산맥과 록키 산맥과 같은 산이 나오며 끝이 없는 정글과 들녘을 맞이하니 도대체 땅끝은 어디일까? <계속>


2017-12-14 17:08 크리스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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