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등록비번분실즐겨찾기추가

통합검색  

   
크리스찬타임스 - 전병두 목사 | 침묵의 성자

생활 전체보기
Home > 생활 > 생활 전체보기
   
전병두 목사 | 침묵의 성자
기사입력시간 : [2018년 4월 12일 목요일]

이민 1세대가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는 낯선 타국의 문화와 사법 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한국에서라면 아무 문제 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이 형사사건으로 입건되는 것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통역 부탁을 받고 달려간 곳은 시립 교정센터였습니다. 경찰의 호위 속에서 만난 분은 안면이 있는 교민 석이 아버지였습니다. 눈 인사를 주고 받은 후에 사정을 들어보니 아동 성학대로 형사입건이 되어 가족 접근 금지 처분을 받고 집에 들어가지 못한 지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오늘은 주의사항을 듣고 구금에서 풀려나는 날이라고 했습니다. 얼굴은 두려움으로 굳어 있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입건이 되면 엄격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의 서류밑에 사인을 하고 풀려나긴 했지만 한동안은 가족을 만날 수 없다는 것도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석이 아버지는 어린 외아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서 있던 아들 녀석이 귀여웠습니다. 엉덩이를 철석 때린 후 우리 아들 고추를 만져보자고 손을 내 미는 순간 석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옷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채 문밖으로 달려 나왔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 본 건너편 미국인 부부가 경찰을 불렀습니다.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석이 아버지는 수갑을 차고 말았습니다. 
어느 교민은 사춘기의 아들 녀석이 학교도 제대로 가지 않고 말썽을 부려서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혼을 내주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여전하였습니다. 종아리가 시뻘겋게 피멍이 들도록 두들겨 주고 억지로 학교로 보냈습니다. 제대로 걸음을 잘 걷지 못하는 학생을 보고 교사가 상담을 하였습니다. 시뻘겋게 퉁퉁부어 오른 종아리를 본 선생은 곧 바로 경찰을 불렀습니다. 아버지는 아동학대 죄목으로 삼개월을 감옥에서 지냈습니다. 집으로 돌아 온 아버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 만나기를 꺼리고 혼자서 종일 방에 처박혀 지냈습니다. 감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가끔씩 잠을 자다가도 깜짝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면 감옥에서 다른 죄수들에게 많이 시달린 것 같았습니다. 이곳 미국에서도 포악한 사람들이 모여 집단 생활하는 감옥은 정말 들어갈 곳이 못되는 곳인가 봅니다. 얼마나 시달렸기에 가정에 충실하였고 자녀 교육을 위하여 이민까지 와서 열심히 살아왔던 한 가장이 불과 삼개월 만에 폐인이 되다시피한 원인이 무엇일까? 감옥 생활은 단순히 자유를 제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복음을 전하던 사도들이 감옥에 갇힌 일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감옥에 갇히기 전에 상관들에게 옷이 찢기우고 매로 흠씬 맞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발을 쇠사슬로 묶고 지하 깊은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들은 그 속에서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아! 위대한 신앙의 힘이여! 
1971년 고려신학교에 입학하였을 때 교장 선생님은 한상동 목사님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신사 참배를 거부하다가 투옥되어 7년간 감옥에서 불굴의 신앙을 지키신 어른이셨습니다. 일제 치하의 모진 고등계 형사(사상범을 다루는)의 취조와 고문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겨내신 신앙의 용사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따뜻한 할아버지 같은 모습에 놀랐습니다. 경건회 예배에 참석하실 때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셨고 교정을 거니시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잔잔한 미소를 띄우실 뿐 언제나 조용하셨습니다. 교장 선생님으로 계실 동안 언젠가는 사자후 같은 음성으로 서슬 퍼렇던 일본 제국과 싸우셨던 그 기개에 찬 설교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침묵의 성자였습니다. 어느 날 한상동 목사님을 강사로 특별 집회가 시내의 한 교회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그날의 한상동 목사님은 달랐습니다. 쩌렁쩌렁한 음성으로 설교를 하셨는데 그 확신에 찬 설교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를 가두어 두었던 감옥도, 모진 고문도 그를 흔들지 못했습니다. 심한 고통을 겪었던 일화를 전하면서도 유모스러운 표현으로 청중들은 배를 잡고 웃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면회를 온 성도 한 분이 간수가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성경책을 전달하였습니다. 얼떨결에 받아서 얼른 한복 소매 안으로 넣기는 했는데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틀림없이 매일의 점검 때 발각이 될 터인데 그 출처를 밝혀야 하고 결과적으로는 한 목사님 본인뿐만 아니라 성경을 전해 준 성도에게도 큰 화가 미칠 것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였습니다. 그날부터 부디 성경책이 발각되지 않는 것이 제일의 기도의 제목이었습니다. 정신없이 기도를 하다가 눈을 뜨고 보니 자기의 모습은 너무나 우스꽝스러웠습니다. 머리는 감옥 바닥에 쳐박고 엉덩이는 하늘로 향하여 몸을 흔들며 기도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간수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책은 끝까지 발각되지 않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전병두 목사
오레곤 주
유진 중앙교회


  0
3590
3366 <신간>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리더십, 교육, & 교회 2018-04-19
3365 Joy Lee - 엄마와 함께 하는 주말 QT 179 2018-04-19
3364 김장환 목사의 경건생활 365일 | 백발의 지혜 2018-04-19
3363 박용돈 목사 | 성경 속의 여인들 21 2018-04-19
3362 김양규 장로 | 공감집단절대기관, 절대인간 2018-04-19
3361 이응도 목사 - 이민 사회의 자녀교육 638 2018-04-19
3360 숨쉬는 한의원의 한방 24 | 꽃가루 과민증 2018-04-19
3359 송효섭 심장내과 | LDL 치료와 스테틴(Statin) 2018-04-19
3358 전병두 목사 |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서서 올.. 2018-04-19
3357 독자광장 | 남묘호란겐교 (발췌글) 2018-04-19
3356 전병두 목사 | 침묵의 성자 2018-04-12
3355 Joy Lee - 엄마와 함께 하는 주말 QT 178 2018-04-12
3354 숨쉬는 한의원의 한방 23 | 아이들 가래 어떻게 할까요? 2018-04-12
3353 송효섭 심장내과 | HDL과 LDL 치료 2018-04-12
3352 이응도 목사 - 이민 사회의 자녀교육 637 2018-04-12
3351 박용돈 목사 | 성경 속의 여인들 20 2018-04-12
3350 김장환 목사의 경건생활 365일 | 진실한 관계의 기준 2018-04-12
3349 Joy Lee - 엄마와 함께 하는 주말 QT 177 2018-04-05
3348 박용돈 목사 | 성경 속의 여인들 19 2018-04-05
3347 김장환 목사의 경건생활 365일 | 미술품을 모은 이유 2018-04-05
3346 이응도 목사 - 이민 사회의 자녀교육 636 2018-04-05
3345 숨쉬는 한의원의 한방 22 | 알레르기 비염 2018-04-05
3344 송효섭 심장내과 | 지방질 치료 2018-04-05
3343 Joy Lee - 엄마와 함께 하는 주말 QT 176 2018-03-29
3342 박용돈 목사 | 성경 속의 여인들 18 2018-03-29
3341 김장환 목사의 경건생활 365일 | 울어줄 사람 2018-03-29
3340 이응도 목사 - 이민 사회의 자녀교육 635 2018-03-29
3339 김양규 장로 | 공감집단 2018-03-29
3338 숨쉬는 한의원의 한방 21 | 나이가 50이 아닌데, 내가 오십견일까.. 2018-03-29
3337 송효섭 심장내과 | 심혈관 스텐트 시술 2018-03-29
12345678910,,,113

<인터넷크리스찬타임스 후원교회>